책 제목이 너무나도 매력적인 책이다.
어느정도 두께가 있는 책이고,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여서 읽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걸렸다.
보통은 책이 잘 읽히지 않으면, 재미가 없거나 난해하곤 하는데,
책을 천천히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시간이였다. 뭔가 음식을 배부르기 위해 먹는게 아닌, 즐거움으로 천천히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였다.
책의 스토리는 4명의 주인공들의 인생에서 사랑과 관념에 대한 이야기이다.
테레사와 토마시, 사비나와 프란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스토리를 떠나 책을 읽는 동안 특이하다고 느낌점이 4명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작가의 시점이였다.
전지적인 시점으로 인물간의 대화사이에서 서로의 생각을 서술하고, 그 생각을 다시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 새롭게 표현하는가 하면, 중간중간 놀랍게도 소설의 중간이 아닌 소설밖에서 책에 대한 후기를 적는듯한 부분이 새로웠다.
정말 자유롭게 소설을 쓸 수 있구나 하고 느껴지는 대목이였다. 마치 아래와 같다.
" 이 소설에서 프란츠와 시몽은 몽상가들이다."
또는
"나는 이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이렇게 각각 떨어져서 혼자 있지 않을까 무척 두려웠다."
또
베토벤 4중주의 악보를 직접 문단 중에 그려넣는 것도 독특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고, 읽으면서 무의식 중에 나 자신을 인물들에 감정이입 하게 되는데,
이 때 나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 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람마다 등장인물 중에서 좋아하는 인물이 다를 테지만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인물과 그렇지 못한 인물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인물에 자신을 투영해 보느냐를 통해서 자신에 대한 자존감, 자신감을 확인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왜 나는 테레사에 그처럼 감정이입이 되는가 ㅋㅋ마지막까지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테레사를 생각한 내가 너무 슬펐다.)
사랑 속에서 강자와 약자, 승자와 패자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더 사랑하는 사람과 덜 사랑하는 사람,
서로 무었을 그토록 사랑하는가,그 존재가 무엇이냐에 대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초반부에 우연의 새에 대한 언급이 있다.
삶의 운명성에 대한 언급이였는데, 머리는 동의하면서도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우연의 새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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